부모님께 꼭 여쭤보고 싶은 질문 20가지
withby · · 읽는 데 3분
부모님 이야기를 남겨야겠다고 마음먹고 마주 앉으면, 막상 무엇부터 여쭤야 할지 막막해져요.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때가 언제예요?» 같은 질문은 좋아 보이지만, 대개 «글쎄, 다 비슷했지» 하는 대답으로 끝나요. 이 글에는 이야기를 시작하기 좋은 질문 스무 가지와, 대답을 듣는 법을 모았어요.
큰 질문 대신 작은 낚싯바늘
«가장 행복했던 때», «인생의 전환점» 같은 큰 질문은 대답하는 사람에게 숙제를 내는 것과 같아요. 평생을 훑어서 하나를 골라야 하니, 머릿속이 하얘지기 쉬워요.
반대로 작은 질문은 쉽게 대답할 수 있어요. 음식, 물건, 냄새, 늘 다니던 길처럼 손에 잡히는 것을 여쭤 보세요. «어릴 때 제일 좋아하던 반찬» 을 여쭈면 그 반찬을 해 주던 사람, 그 밥상이 있던 집, 그 집이 있던 동네가 줄줄이 따라 나와요. 작은 낚싯바늘 하나에 큰 이야기가 걸려 올라오는 셈이에요.
여쭤볼 질문 스무 가지
다섯 묶음에 네 개씩 골랐어요. 순서대로 다 여쭐 필요는 없어요. 끌리는 것 하나면 충분해요.
어린 시절
- 어릴 때 살던 집에서 부엌은 어떻게 생겼었어요?
- 학교 가는 길에 늘 지나던 곳이 있었어요?
- 어릴 때 제일 좋아하던 반찬은 뭐였어요?
- 어린 시절 동네에서 나던 냄새 중에 기억나는 게 있어요?
젊은 날
- 스무 살 무렵에 아끼던 물건이 있었어요?
- 처음으로 혼자 멀리 가 본 곳은 어디였어요?
- 그때 자주 듣거나 따라 부르던 노래가 있었어요?
- 친구들과 모이면 주로 어디서 무엇을 했어요?
일
- 처음 받은 월급으로 무엇을 샀어요?
- 일하던 곳의 책상이나 자리는 어떻게 생겼었어요?
- 일하면서 점심은 주로 무엇을 드셨어요?
- 일 때문에 가장 바빴던 날 하루는 어떻게 흘러갔어요?
가족
- 저를 처음 안아 보던 날 기억나는 장면이 있어요?
- 할머니, 할아버지가 자주 하시던 말이 있었어요?
- 우리 집에서 명절에 꼭 하던 음식은 뭐였어요?
- 가족이 다 같이 갔던 곳 중에 다시 가 보고 싶은 데가 있어요?
지금
- 요즘 아침에 일어나면 제일 먼저 뭘 하세요?
- 요즘 자주 걷는 길은 어디예요?
- 지금 집에서 제일 아끼는 물건은 뭐예요?
- 요즘 먹고 싶은데 못 드신 음식이 있어요?
대답을 듣는 법
질문만큼 중요한 게 듣는 태도예요. 몇 가지만 기억해 두세요.
- 끼어들지 않아요. 이야기가 옆길로 새도 그냥 따라가세요. 옆길에서 더 좋은 이야기가 나오는 일이 많아요. 틀린 날짜나 이름을 바로잡는 것도 나중에 해도 돼요.
- 침묵을 서둘러 채우지 않아요. 기억을 떠올리시는 동안 조용한 건 자연스러운 일이에요. 조금 기다리면 다음 말이 나와요.
- «기억 안 나» 하시면 바로 다른 이야기로 넘어가요. 같은 장면을 계속 캐물으면 시험을 보는 기분이 드세요. 다른 질문을 하다 보면 아까 그 장면이 저절로 떠오르기도 해요.
- 말하기 싫어하시는 이야기는 묻지 않아요. «그건 됐다» 하시면 그걸로 충분해요. 다시 꺼내지 마세요.
- 한 번에 길게 하지 않아요. 처음에는 짧게 하고 다음을 기약하는 편이 오래 가요.
그리고 들은 이야기는 그날 바로 적어 두세요. 녹음해 두면 더 좋아요. 사투리 섞인 말투나 웃음 소리처럼, 글로는 옮기기 어려운 것까지 남으니까요.
직접 여쭙기 어렵다면
withby 에서는 이야기 친구 도란이 전화로 부모님께 이런 질문을 여쭙고, 들려주신 이야기를 글과 만화로 정리해 드려요. 부모님은 걸려 온 전화만 받으시면 되고, 정리된 글은 사람이 읽고 다듬은 뒤에 올려 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