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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드는 이야기

왜 앱이 아니라 전화였을까

withby · · 읽는 데 3분

withby 에서 부모님 이야기를 듣는 방법은 전화예요. 부모님은 걸려 온 전화를 받기만 하시면 되고, 앱을 깔거나 가입하실 필요가 없어요. 처음부터 이렇게 정한 건 아니었어요. 이 글은 왜 앱이 아니라 전화를 골랐는지, 그리고 처음 실제로 통화해 보고 무엇을 고쳤고 무엇을 아직 못 풀었는지에 대한 기록이에요.

앱을 깔아 드리는 일

처음 떠올린 모양은 평범한 앱이었어요. 부모님 휴대전화에 앱을 깔아 드리고, 화면의 버튼을 누르면 이야기가 시작되는 식이었죠.

그런데 부모님 휴대전화에 앱 하나를 깔아 드려 본 분이라면 아실 거예요. 스토어 계정 비밀번호를 모르시고, 설치 중에 뜨는 권한 안내 창에서 멈추시고, 다음에 열어 보시면 로그인이 풀려 있어요. 자녀가 곁에 있을 때는 어떻게든 되지만, 떨어져 사는 집에서는 전화로 «오른쪽 위에 동그라미 보이세요?» 를 몇 번이고 여쭤야 해요.

이야기를 남기는 일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아요. 앱이 시작할 때마다 작은 산이 되면, 이야기가 쌓이기 전에 지쳐 버려요.

걸려 온 전화는 누구나 받아요

그러다 단순한 사실 하나가 눈에 들어왔어요. 걸려 온 전화를 받는 일은 누구나 평생 해 오신 일이에요. 스마트폰이든 집 전화든, 울리면 받으시면 돼요. 새로 배우실 게 없어요.

그래서 일을 나누었어요. 가입하고, 이야기하실 분을 등록하고, 글을 읽는 일은 자녀 회원이 맡아요. 부모님은 070 으로 시작하는 번호로 걸려 온 전화를 받으시기만 하면 돼요. 전화는 회원이 «도란이 전화 걸기» 를 눌렀을 때 한 통만 가고, 받지 못하셨다고 저절로 다시 걸지 않아요. 모르는 번호로 몇 번씩 전화가 오면 놀라실 테니까요.

통화는 한 번에 한 장면만 여쭤요. 시간을 채우려 하지 않고 장면이 마무리되면 끝내요(보통 15~25분). 무리해서 길게 잇지 않아야 다음 통화도 가벼운 마음으로 받으실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처음 실제로 통화해 보고 알게 된 것

만들고 나서 가장 먼저 한 일은 제가 직접 전화를 받아 보는 것이었어요. 머릿속으로 그린 통화와 실제 통화는 꽤 달랐어요.

  • 말이 느렸어요. 천천히 말하면 알아듣기 쉬울 거라고 생각했는데, 너무 느리니 오히려 답답했어요. 보통 대화하는 빠르기에 가깝게 조정했어요.
  • 대답까지 기다리는 시간이 길었어요. 제가 말을 마치고 도란이 대답하기까지 틈이 생각보다 길게 느껴졌어요. 이 틈을 줄이는 중이에요.
  • 질문이 심문처럼 들렸어요. 한 장면을 두고 누구와, 어디서, 기분은 어땠는지, 그 뒤는 어떻게 됐는지를 차례로 물으니 조사를 받는 기분이 들었어요. 한 번에 짧은 질문 하나만 하고, 대답을 들은 뒤에 다음 질문을 고르도록 묻는 방식을 다시 쓰고 있어요.
  • 끝이 갑작스러웠어요. 이야기가 끝나면 인사 없이 통화가 끝나 버렸어요. «이제 전화 끊을게요» 한마디를 하고 끊도록 고치고 있어요.

아직 못 푼 것 — 맞장구

사람끼리 이야기할 때는 상대가 말하는 도중에 «네», «그러셨구나» 하고 작게 맞장구를 쳐요. 말하는 사람은 그 소리를 듣고 «잘 듣고 있구나» 하고 마음을 놓아요.

도란은 아직 이걸 잘 못해요. 말이 끝나기를 기다렸다가 대답하기 때문에, 길게 이야기하시는 동안에는 수화기 너머가 조용해요. 그렇다고 중간에 소리를 넣으면 말씀을 끊는 것처럼 들릴 수 있어요. 어느 쪽이 덜 어색한지 아직 답을 찾지 못했어요.

전화를 고른 건 부모님이 새로 배우실 게 없어서였어요. 그 선택을 지키려면 통화가 사람과 이야기하는 것처럼 편해야 해요. 그래서 고치는 일은 앞으로도 계속될 거예요. 고친 것이 생기면 이 블로그에 다시 적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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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은 무료예요. 등록만으로는 전화가 걸리지 않으니 편한 때에 시작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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