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서전을 왜 쓸까 — 남길 수 있는 이야기들
withby · · 읽는 데 4분
사람들이 자서전을 쓰는 이유는 하나로 모여요. 기억은 시간이 지나면 흐려지지만, 기록으로 남기면 오래 머물기 때문이에요. 나를 정리하고 싶어서, 자녀에게 물려주고 싶어서, 부모님이 어떤 분이었는지 남기고 싶어서 — 이유는 저마다 달라도 «사라지기 전에 붙잡아 두고 싶다»는 마음은 같아요. 이 글은 자서전을 왜 쓰는지와, 어떤 이야기를 남길 수 있는지를 정리했어요.
왜 자서전을 쓸까
첫째, 기억을 붙잡아 두기 위해서예요. 또렷하던 장면도 몇 해만 지나면 «그게 몇 살 때였더라» 하게 돼요. 글로 남겨 두면 그날의 마음까지 다시 꺼내 볼 수 있어요. 둘째, 가족에게 물려주기 위해서예요. 부모님이 어떤 어린 시절을 보냈고 어떤 선택을 하며 살아왔는지는, 말로만 전해지다가 어느새 끊기기 쉬워요. 셋째, 스스로를 정리하기 위해서예요. 지나온 길을 한 번 되짚어 보면, 흩어져 있던 일들이 «그래서 지금의 내가 됐구나» 하고 이어져요.
어떤 이야기를 남길 수 있을까
거창한 사건만 자서전이 되는 건 아니에요. 오히려 작고 구체적인 장면이 더 오래 남아요. 자란 동네와 골목, 학교 가던 길, 처음 사귄 친구, 첫 직장과 첫 월급, 가족을 이루던 날, 아이를 키우며 웃고 울던 순간, 힘든 시기를 어떻게 넘겼는지 — 이런 이야기들이 모여 한 사람의 삶이 돼요. «엄마가 늘 하시던 그 이야기», «아빠가 군대에서 겪었다던 그 일»처럼, 식구들이 몇 번을 들어도 좋아하는 장면이 바로 남길 만한 이야기예요.
무엇을 먼저 꺼낼지 막막하다면, 시기별로 나눠 보면 쉬워요. 어린 시절, 학창 시절, 처음 일하던 때, 가정을 이룬 뒤, 그리고 지금 — 이렇게 다섯 토막으로 나눠 각 시기에서 가장 또렷한 장면 하나씩만 떠올려도 벌써 이야기 다섯 편이에요. 좋았던 일뿐 아니라 힘들었지만 지나고 보니 뿌듯한 일도 좋은 이야깃거리예요.
거창하지 않아도 돼요
«내 삶이 뭐 대단하다고» 하시는 분이 많아요. 하지만 평범한 하루야말로 세월이 지나면 다시 볼 수 없는 기록이 돼요. 그때의 물가, 유행하던 노래, 온 식구가 둘러앉던 밥상은 지금은 당연해 보여도 몇십 년 뒤 자녀에게는 귀한 이야기예요. 잘 쓰려고 애쓰지 않아도 괜찮아요. 있었던 일을 있는 그대로 들려주는 것만으로 충분해요.
부모님 이야기라면 더더욱
부모님의 이야기는 지금 여쭙지 않으면 듣기 어려워지는 이야기예요. «언제 한번 들어야지» 하다 보면 기회가 자꾸 미뤄져요. 거창한 인터뷰가 아니어도, 장면 하나씩 여쭤 보는 것부터가 시작이에요. 작은 질문에 답하시다 보면 잊고 계시던 이야기까지 자연스럽게 따라 나와요.
말로 들려주시면 글이 돼요
자서전이라고 하면 직접 써야 할 것 같지만, 말로 들려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해요. withby(곁에)는 전화로 부모님 이야기를 듣고, 사람이 다듬은 글과 웹툰처럼 읽는 만화로 남겨 드려요. 부모님은 걸려 오는 전화만 받으시면 되고, 짧은 한 장면으로 시작해 여러 편이 모이면 한 권으로 엮어 가족에게 전할 수 있어요. 남는 것은 읽기 좋은 글과 만화라서, 오래 두고 보기도 선물하기도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