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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드는 이야기

말로 들려주신 이야기가 글과 만화가 되기까지

withby · · 읽는 데 4분

withby 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가장 자주 받는 질문은 «그래서 AI 가 다 써 주는 거죠?» 예요. 반은 맞고 반은 틀려요. AI 가 듣고, 받아쓰고, 초안을 써요. 그다음은 사람이 읽고 다듬고, 그림은 사람이 장면을 골라 그려요. 이 글에서는 말로 들려주신 이야기가 글과 만화가 되기까지 어떤 단계를 거치는지, 단계마다 무엇을 지키는지를 적어 보려고 해요.

설명을 돕기 위해 «자전거 타던 날» 이라는 이야기를 예로 들게요. 서비스가 만드는 결과물을 보여 드리려고 꾸민 예시이고, 실제 고객의 이야기가 아니에요.

1. 듣기 — 한 번에 짧은 질문 하나

이야기는 전화나 웹 대화로 들어요. 듣는 쪽은 도란이라는 AI 이야기 친구예요. 도란은 사람이나 가족인 척하지 않아요.

도란이 지키는 원칙은 «큰 질문보다 구체적인 장면» 이에요. «어린 시절은 어땠나요?» 대신 «처음 자전거를 탄 날, 누가 뒤에서 잡아 주셨어요?» 처럼 여쭤요. 그리고 한 번에 질문은 하나만, 짧게 해요. 여러 개를 한꺼번에 물으면 대답하시는 분이 무엇부터 말해야 할지 헤매시거든요.

이야기 중에 «이건 빼 줘» 하시면 그 이야기는 다시 묻지 않아요. 나중에 글을 쓸 때도 넣지 않아요.

2. 받아쓰기 — 원래 목소리와 나란히

대화는 녹음되고, 녹음은 글로 받아써요. 받아쓴 글은 원래 목소리와 나란히 두어서 나중에 누구든 «정말 이렇게 말씀하셨나» 를 들어 보며 확인할 수 있게 해요.

원래 목소리 녹음은 90일이 지나면 지워요. 받아쓴 글과 완성된 이야기는 남아요. 목소리는 가장 민감한 정보라서 확인에 필요한 만큼만 두고 지우기로 했어요.

3. 쓰기 — 말씀하신 것만으로

받아쓴 글을 바탕으로 AI 가 짧은 이야기 초안을 써요. 여기서 가장 중요한 원칙은 지어내지 않는다는 거예요.

  • 말씀하지 않은 사실을 보태지 않아요. 날씨도, 장소 이름도, 나이도요.
  • 감정을 대신 정하지 않아요. «무척 기뻤다» 고 하지 않으셨다면 기뻤다고 쓰지 않아요.
  • 따옴표 안의 말은 실제로 하신 말에만 써요. 그럴듯한 대사를 만들어 넣지 않아요.
  • 빼 달라고 하신 내용은 쓰지 않아요.

예시로 들면, «아빠, 놓지 마!» 라는 말을 따옴표 안에 넣을 수 있는 건 이야기하신 분이 그 말을 그대로 들려주셨을 때뿐이에요. 문장을 매끄럽게 고르는 일은 하지만, 내용을 채우는 일은 하지 않아요. 빈 곳은 빈 채로 두고, 글 아래에 «다음에 더 들려주시면 좋은 이야기» 로 남겨요.

4. 사람이 읽고, 사람이 그려요

초안은 바로 올라가지 않아요. 검수를 맡은 사람이 받아쓴 글과 초안을 한 줄씩 맞춰 보며 읽어요. 말씀에 없는 내용이 들어갔으면 지우고, 어색한 문장을 다듬어요. 그다음 자서전의 주인 회원이 직접 읽고, 원하면 고치거나 지울 수 있어요.

만화와 삽화는 자동으로 뽑지 않아요. 사람이 이야기에서 장면을 골라 그려요. 말씀하지 않은 장면은 그리지 않고, 그림 속 글에도 이야기에 나온 말만 넣어요. 실제 얼굴을 알 수는 없으니 인물은 닮게 그리려 하지 않고, 이야기 속 한 사람으로 그려요.

왜 전부 자동으로 하지 않나요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전부 자동으로 하는 편이 빠르고 손도 덜 가요. 사람이 읽고 그리는 단계가 있어서 이야기가 올라가기까지 시간이 걸려요.

그래도 이렇게 하는 이유는 자서전이 틀리면 안 되는 글이라서예요. AI 는 빈칸을 그럴듯하게 채우는 데 능숙해요. 보통의 글에서는 장점이지만, 한 사람의 기억을 적는 글에서는 가장 위험한 버릇이에요. 아버지가 하지 않은 말이 아버지의 말로 남으면, 그 글은 아무리 잘 써도 남길 수 없는 글이 되니까요. 그림도 마찬가지예요. 자동으로 뽑은 그림은 보기 좋지만, 그분이 기억하는 골목과 다를 수 있어요.

앞으로 기계가 맡는 일이 늘어날 수는 있어요. 하지만 지어내지 않는다는 원칙과, 마지막에 사람이 읽는다는 단계는 바꾸지 않으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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