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서전 주제 하나로 시작하기 — 취미·여행·일·가족 자서전
withby · · 읽는 데 3분
자서전이라고 하면 태어난 날부터 지금까지 빠짐없이 써야 할 것 같아요. 그런데 오래 책을 만들어 온 분들은 오히려 반대로 권해요. 일생을 처음부터 순서대로 쓰려다 첫 장에서 멈추는 경우가 많고, 실제로 끝까지 완성되는 자서전은 주제 하나를 붙잡고 쓴 책이 많다는 거예요. 이 글은 주제 하나로 자서전을 시작하는 법과, 고르기 좋은 주제 다섯 가지, 주제별로 여쭤볼 질문을 정리했어요.
왜 주제 하나로 시작할까요
인생 전체는 너무 넓어서 어디서부터 이야기해야 할지 막막해요. «살아온 이야기 해 주세요» 하면 부모님도 «내가 뭐 할 얘기가 있나» 하고 웃고 마세요. 반대로 «아버지 처음 다니던 회사 이야기 해 주세요» 하면 첫 출근 날 입은 옷까지 기억해 내세요. 범위가 좁을수록 장면이 또렷해져요.
주제가 있으면 끝도 보여요. 여행 이야기라면 다녀온 곳을 하나씩 채우면 되고, 일 이야기라면 입사부터 퇴직까지 따라가면 돼요. 끝이 보이니 끝까지 가요. 그리고 한 권을 마치고 나면 다음 주제로 넘어가기도 훨씬 쉬워요.
고르기 좋은 주제 다섯 가지
- 취미와 여행: 등산, 낚시, 노래 교실, 처음 비행기를 탄 여행처럼 지금도 신나서 말씀하시는 이야기예요. 가장 쉽게 말문이 열려요.
- 평생 해 온 일: 첫 직장, 가게를 처음 연 날, 가장 힘들었던 해처럼 일터의 장면이에요. 퇴직이나 은퇴를 앞둔 분께 특히 잘 맞아요.
- 가족과 배우자: 처음 만난 날, 결혼식, 아이가 태어난 밤처럼 가족이 가장 궁금해하는 이야기예요.
- 잊지 못할 사건: 이사, 사고, 큰 결심처럼 인생이 방향을 바꾼 하루예요. 한 사건만으로도 한 권이 돼요.
- 부모님께 쓰는 편지: 돌아가신 부모님께 못다 한 말을 편지처럼 들려주시는 방식이에요. 그 부모님의 이야기까지 함께 남아요.
고를 때는 부모님이 평소 즐겨 하시는 이야기를 먼저 떠올려 보세요. 명절마다 되풀이하시는 그 이야기가 가장 좋은 첫 주제예요. 가족에게는 익숙해도, 기록해 두지 않으면 언젠가 아무도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게 돼요.
주제별로 여쭤볼 질문
주제를 정했다면 질문은 장면이 떠오르게 좁혀요. 취미라면 «처음 시작한 날 누구랑 갔어요?», 일이라면 «첫 월급 받은 날 뭐 하셨어요?», 가족이라면 «어머니를 처음 본 곳이 어디였어요?»처럼요. 대답이 짧으면 «그때 날씨는요?», «뭐라고 하셨어요?» 하고 한 걸음만 더 들어가면 돼요. 여행이라면 «거기서 먹은 음식 중에 아직 생각나는 게 있어요?», 잊지 못할 사건이라면 «그날 아침엔 무슨 일이 있을 줄 알았어요?», 편지라면 «할머니께 꼭 하고 싶었던 말이 뭐예요?»처럼 시작해 보세요. 질문 하나에 장면 하나면 충분해요. 나이대별로 쓸 수 있는 질문은 나이대별 자서전 질문 모음에 더 있어요.
주제가 모이면 한 권이 돼요
주제 하나에 장면 여덟 개 정도면 얇은 책 한 권이 충분히 나와요. 여행 한 권, 일 한 권처럼 주제별로 나눠 두면 가족이 읽기도 편해요. withby(곁에)에서는 이야기 친구 도란이 전화로 부모님께 장면 하나씩 여쭙고, 들려주신 말만으로 사람이 다듬은 글과 만화로 남겨요. 남기기 화면의 «먼저 들을 이야기»에서 취미와 여행, 평생 해 오신 일, 가족과 배우자, 잊지 못할 사건 가운데 두 가지까지 고르면 도란이 그 이야기부터 차례로 여쭤봐요. 부모님이 즐겨 하시는 이야기를 골라 보세요. 그 이야기가 첫 장이 돼요.